특허가 회사에 뭐냐 · 3편
특허가 끝나는 날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약이 3년 만에 5분의 1이 되기까지
78.8%
휴미라 매출이 사라진 비율
2022년 214억 → 2025년 45억 달러
9개
2023년 한 해에 들어온 복제약
최대 85% 싼 가격으로 진입
+5.4%
그런데 회사 전체 매출은
581억 → 612억 달러로 오히려 증가
특허 하나가 끝나면 이렇게 된다
휴미라는 20년 동안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약이었습니다. 2023년 1월 복제약이 들어오자 3년 만에 5분의 1로 줄었어요. 막대는 전부 회사가 발표한 연간 실적 그대로입니다.
단위는 10억 달러입니다. 2024년 세 제품 수치에 붙은 ≈는 회사가 발표한 증감률에서 역산한 값이라 소수점 아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2022·2023·2025는 발표 원문 그대로). 회사 전체 매출은 네 해 모두 발표 원문입니다.
휴미라 한 약만 보면
21.4 → 4.5
3년 만에 78.8% 감소
회사 전체 매출은
58.1 → 61.2
오히려 5.4% 증가
차이를 메운 건 뒤에 준비해 둔 약 두 개입니다. 스카이리치와 린보크를 합치면 7.7에서 25.9로 늘었어요. 휴미라가 잃은 16.9보다 큽니다. 특허 절벽 자체는 왔습니다. 회사가 안 무너진 건 절벽을 피해서가 아니라, 절벽 건너편에 다리를 미리 놔뒀기 때문입니다.
출처는 애브비 연간 실적 발표입니다 · 2023년 발표 ↗ · 2025년 발표 ↗. 전부 글로벌 순매출이며 투자 판단 자료가 아닙니다.
왜 그렇게 빨리 무너지나
특허가 끝나면 매출이 천천히 줄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절벽이에요. 3년 만에 5분의 1이 됐습니다.
이유는 약을 고르는 사람이 환자가 아니라서입니다.
약값은 대부분 보험사가 냅니다. 그래서 어떤 약을 쓸지도 보험사가 정해요. 똑같은 성분인데 85% 싼 약이 나오면, 보험사는 목록을 바꿉니다. 환자 한 명씩 설득할 필요가 없어요. 목록 한 줄이면 수십만 명이 한꺼번에 옮겨갑니다. 아래에서 직접 넣어 보세요.
환자 100명 한 칸이 한 명
지금 벌어지는 일
- 원래 약
- 100
- 복제약
- 0
원래 약 매출
100 특허 있을 때를 100으로
특허가 있는 동안은 가격도 그대로, 환자도 그대로입니다.
반도체는 왜 안 이런가
약
성분표가 곧 설계도입니다. 특허가 끝나면 그대로 만들면 됩니다. 개발비를 안 썼으니 훨씬 쌉니다.
반도체
특허가 끝나도 만들 줄 알아야 따라옵니다. 공장·장비·수율이 다 필요해요. 그래서 엔비디아는 뿌리 특허가 풀려도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
환자 100명과 전환 속도는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모형이고 실제 수치가 아닙니다. 실제로 벌어진 매출 낙차는 아래 막대(회사 공시 원문)에 있습니다. 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약 선택은 의사와 상의할 일입니다.
20년 동안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약
휴미라는 류머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 질환에 쓰는 주사약입니다. 2022년 한 해에만 214억 달러어치가 팔렸어요. 웬만한 나라 예산급입니다. 이 약 하나가 애브비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졌습니다.
✦ 엔비디아나 퀄컴의 특허는 여러 개 중 하나였습니다. 애브비는 회사의 3분의 1이 특허 한 장에 매달려 있었어요.
2023년 1월, 복제약 9개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약 특허가 끝나면 다른 회사가 똑같은 성분으로 만들어 팝니다. 개발비를 안 썼으니 훨씬 쌉니다. 2023년 한 해에만 9개가 들어왔고, 최대 85% 싼 가격을 붙였어요. 병원과 보험사가 갈아타기 시작합니다.
✦ 반도체 특허는 만료돼도 상대가 그 기술을 바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약은 다릅니다. 성분표가 곧 설계도예요.
그런데 회사는 안 무너졌다
휴미라가 잃은 169억 달러를 스카이리치와 린보크가 메웠습니다. 둘을 합치면 77억에서 259억으로 늘었어요. 잃은 것보다 큽니다. 애브비는 특허 만료 10년 전부터 이 둘을 준비했습니다.
✦ 특허 절벽은 피할 수 없습니다. 애브비도 그대로 맞았어요. 다만 절벽 건너편에 다리를 미리 놔뒀습니다.
세 회사, 같은 사건 다른 결과
셋 다 뿌리 특허가 만료됐습니다. 결과는 전부 달랐어요.
| 엔비디아 | 퀄컴 | 애브비 | |
|---|---|---|---|
| 뿌리 특허 | 2026년 만료 | 2007년 만료 | 2023년 만료 |
| 만료 직후 | 아무 일 없음 | 아무 일 없음 | 매출 78.8% 증발 |
| 왜 그랬나 | 힘이 특허에 없었음 | 세대마다 새 울타리 | 대체 약을 미리 준비 |
| 특허료를 걷나 | 안 걷는다 | 걷는다 | 안 걷는다 (직접 판다) |
더 깊이 (원문 확인용)
숫자는 어디서 왔나
- 2022 · 2023년 · 애브비 2023년 연간 실적 발표 ↗
휴미라 글로벌 순매출 2022년 214.04억 → 2023년 144.04억 달러. 회사 전체는 580.54억 → 543.18억. 스카이리치 51.53 → 77.63억, 린보크 25.12 → 39.69억. - 2025년 · 애브비 2025년 연간 실적 발표 ↗
휴미라 45.40억 달러(전년 대비 −49.5%). 스카이리치 175.62억(+49.9%), 린보크 83.04억(+39.1%). 회사 전체 611.60억. - 2024년 수치는 역산입니다
세 제품의 2024년 값은 회사가 발표한 증감률에서 되짚은 근사치라 소수점 아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약 9.0 / 11.7 / 5.96억 달러). 그래서 화면에 ≈를 붙였습니다. 회사 전체 매출 563.34억은 발표 원문입니다. - 복제약 9개 · 85% 할인
2023년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9종이 출시됐고 일부는 정가 대비 최대 85% 낮은 가격을 붙였습니다. 이후 대형 약국체인이 대량 전환하면서 하락이 가팔라졌습니다. - 안 쓴 숫자
"20년간 누적 2,000억 달러" 같은 수치는 보도마다 기준이 달라 본문에 쓰지 않았습니다. 시장 점유율도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커 제외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 볼 것
"특허 만료" 기사를 보면
만료 자체는 사건이 아닙니다. 다음이 준비됐느냐가 사건이에요. 세 회사 모두 뿌리 특허가 끝났는데 결과가 전부 달랐습니다.
제약사를 볼 때는
지금 파는 약보다 특허가 언제 끝나는지와 뒤에 뭐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매출이 좋아 보여도 절벽이 2년 뒤일 수 있어요.
업종마다 다릅니다
약은 성분표가 설계도라 만료되면 즉시 복제됩니다. 반도체는 만료돼도 만들 줄 알아야 따라옵니다. 같은 "특허"가 아닙니다.
특허 만료는 달력에 적혀 있는 날짜입니다. 아무도 못 막아요. 그래서 진짜 질문은 "언제 끝나냐"가 아니라 "그날 뭘 들고 있냐"입니다. 엔비디아는 특허가 아닌 약관을 들고 있었고, 퀄컴은 다음 세대 특허를 쌓아뒀고, 애브비는 새 약 두 개를 준비했습니다. 셋 다 뿌리 특허를 잃었지만 아무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