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여럿,
본사는 하나
길에서 보면 서로 다른 가게다. 부대찌개집, 찜닭집, 파스타집, 커피집. 그런데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회사가 같은 곳인 경우가 있다. 브랜드 5개 이상을 올린 본사 203곳 · 브랜드 1,679개를 한 화면에 묶었다.
여기 나오는 브랜드 수는 공정위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건수다. 지금 영업 중이라는 뜻이 아니다. 등록만 하고 한 곳도 안 연 브랜드, 등록한 뒤 접은 브랜드가 모두 같은 한 줄로 남는다. 그래서 브랜드가 많다는 것을 규모가 크다거나 잘된다는 뜻으로 읽으면 틀린다. 가맹점이 몇 곳인지는 이 자료에 없고, 개폐점 장부와 겹치는 브랜드에만 따로 붙였다(9곳). 회사의 현재 상태(회생·폐업 같은 것)는 이 데이터로 판단할 수 없다.
이 표에서 무엇을 물어야 하나
표는 답을 주지 않는다. 질문을 만들어 줄 뿐이다. 아래 넷은 이 자료로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가르는 선이다.
“브랜드 33개”는 크게 들린다. 그런데 각 브랜드에 가맹점이 몇 곳인지는 이 표에 없다. 33개 중 개폐점 장부와 겹치는 건 한 개뿐이고, 나머지 32개의 크기는 여기서 알 수 없다. 큰 수를 봤을 때 크기를 재려면 무엇으로 나눈 값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브랜드를 언제 몰아서 등록했는지와, 기존 브랜드의 가맹점이 언제 꺾였는지를 같은 연도 축에 올려 보면 다르게 보인다. 아래 사례 카드가 그 그림이다. ★다만 “새 브랜드를 내서 기존이 줄었다”는 말은 이 자료로 할 수 없다. 두 기록이 그렇게 놓여 있다는 것까지다.
브랜드가 몇 개든 한 곳에서 팔 때 남는 돈이 음수면 늘릴수록 손실이 커진다. 규모가 그걸 해결해 주려면 수량이 늘 때 원가가 왜 내려가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말 못 하면 계획이 아니라 소망이다.
회생 신청은 법원에 절차를 신청한 단계이고, 개시 결정·인가·종결이 뒤에 따로 있다. 파산과도 다르다. 단계를 뭉개면 아직 진행 중인 일을 끝난 일처럼 말하게 되는데, 말이 부정확해지면 진짜 문제도 힘을 잃는다. 회사를 감싸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히 쓰는 방법이다.
흥망사 사례 · (주)놀부 — 왜 이렇게 됐나
1987년 보쌈 전문점으로 시작해 한때 매출 1,200억을 넘긴 1세대 한식 프랜차이즈다. 아래는 공시와 보도에 남은 것만 시간순으로 놓은 것이다.
회사 값이 인수가의 18.9~20.3%, 대략 5분의 1이 됐다. ★환산값은 매각 지분율로 나눈 계산이고 실제 평가액과 다를 수 있다. “절반 이상을 약 200억”으로 쓴 보도도 있어 매각가는 출처마다 다르다.
보도가 지목한 원인
아래 셋은 내 진단이 아니라 보도가 적은 것이다. 각 칸의 아래줄이 그 원리를 다루는 단원이다.
인수 대금을 빌려 조달하는 구조(LBO)였고, 그만큼의 영업권과 인수금융 부담이 회사에 남았다고 보도는 적는다.
레버리지는 잘될 때 수익률을 키우고 안 될 때 같은 배수로 손실을 키운다. 방향이 바뀌는 순간 이자는 그대로 남는다.
레버리지 시소 · 회계원리 5단원 →갈비·설렁탕·찜닭·커피까지 넓힌 확장이 품질관리 부실과 내부 혼선을 낳았다고 보도는 지목한다.
한 곳에서 팔 때 남지 않으면 브랜드를 늘려도 손실이 같이 늘어난다. 개수는 단위경제를 대신하지 못한다.
한 개 팔면 남나 · 경영학원론 8단원 →보쌈과 부대찌개로 시작한 브랜드가 넓어진 뒤 소비자가 어떤 메뉴도 놀부와 명확히 연결 짓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두에게 판다는 것은 아무에게도 안 판다는 뜻에 가깝다. 떠올리는 한 가지가 없어지면 가격으로만 싸우게 된다.
누구에게 파나 · 경영학원론 4단원 →매출은 2020년 약 530억에서 2025년 638억으로 오히려 늘었다(+20.4%). 같은 해 영업손실이 86억이다. 매출 100원당 13.5원씩 잃은 셈이고, 전년 손실(약 5.85억)의 약 15배다. 파는 양이 아니라 파는 구조에서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흑자여도 망한다 · 회계원리 8단원 →사례 · (주)놀부 — 같은 축에 올려 보면
막대는 그 해에 새로 등록한 브랜드 수, 선은 「삼겹본능」의 가맹점 수다. 둘은 서로 다른 자료이고, 여기 나란히 놓은 것은 같은 연도라는 이유뿐이다.
브랜드를 많이 등록한 본사
상위 12곳만 막대로 보여준다. 전체 203곳은 아래에서 고를 수 있다.
본사 고르기 · 203곳
언제 늘렸나
2008년부터 2021년까지 33개를 등록했고, 가장 많이 등록한 해는 2021년 10개다 — 전체의 30%가 그 한 해에 몰려 있다.
업종별로 나누면
이 중 개폐점 장부에 잡힌 브랜드
개폐점 수는 가맹 30곳 이상 브랜드를 추린 목록에서 가져왔다. 여기 안 보이는 브랜드는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 목록에 안 들어간 것이다. 숫자는 “가맹 100곳당 몇 곳”이며 비율(%)이 아니다. 개폐점 장부 전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