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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의심받던 회사가 전장의 왕으로

한화도, 라인메탈도, KAI도 ‘무기’를 만든다. 팔란티어는 다르다. 이 회사는 총 한 자루 만들지 않으면서, 전쟁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있다 — 데이터와 AI로. 오래 의심받던 적자 회사가 전장의 ‘운영체제’가 되기까지, 전쟁 특수의 소프트웨어 버전을 본다.
Secret 세상에서 제일 은밀한 회사
팔란티어는 2003년 피터 틸 등이 세웠고, 초기 투자자는 CIA의 벤처 조직(인큐텔)이었다(아시아경제). 정보기관과 군을 위해 흩어진 데이터를 꿰어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 무엇을 하는지조차 베일에 싸여 ‘세상에서 제일 은밀한 회사’라 불렸다. 박수받는 회사가 아니라, 의심받는 회사였다.
✦ 이 곡선의 바닥은 적자가 아니라 ‘불신’이다. 무엇을 하는지 모를 회사를, 시장은 오래 값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Listing 적자로 데뷔하다
2020년, 팔란티어는 뉴욕증시에 직상장했다. 그러나 상장 시점에도 회사는 적자였다 — 2019년에만 약 5억 8,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뉴스핌). 화려한 기술주의 외피 아래, ‘과연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의심이 늘 따라다녔다.
✦ 상장은 증명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시장은 팔란티어에게 물었다 — 너는 비전인가, 사업인가.
Ukraine 전장이 답하다
그 질문에 답한 건 전쟁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위성·신호·드론 정보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표적을 제시했고(YTN), 전통 방산 ‘카르텔’이 못 하던 일을 데이터로 해냈다. 강철 무기 옆에서, 코드가 전쟁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 전쟁이 바뀌자 가장 비싼 무기는 강철이 아니라 코드가 됐다. ‘AI가 표적을 알려주는 전쟁’ — 그 효율의 뒤에는 책임의 공백이라는 그늘이 있다.
S&P 500 의심을 벗다
전장의 증명은 실적과 주가로 번역됐다. 팔란티어는 흑자로 돌아섰고(첫 연간 흑자 2023년), 2024년 9월 S&P500 지수에 편입되며 주가가 하루 14% 폭등했다(뉴스1). 오래 의심받던 적자 회사가, 미국 대표 우량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 시장이 비전을 사업으로 인정하는 순간은 늘 사후적이다. 팔란티어는 전장에서 먼저 증명하고, 증시에서 뒤늦게 인정받았다.
AIP AI 슈퍼사이클
생성형 AI 붐은 두 번째 엔진이 됐다. 팔란티어의 AI 플랫폼(AIP)에 기업과 정부 수요가 몰리며 ‘AI·정부 수요 슈퍼사이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이데일리). 전장의 소프트웨어가, 이번엔 기업의 데이터까지 빨아들이는 플랫폼으로 확장된 것이다.
✦ 전쟁으로 검증된 기술이 평시 시장으로 흘러든다. 군에서 단련된 AI가, 기업의 의사결정까지 조준하기 시작했다.
Army 전장과 정부의 OS
그리고 정점이 왔다. 팔란티어는 미 육군과 10년간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계약을 통합했고(뉴데일리), 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를 갈아치웠다. 무기를 안 만드는 회사가, 미군과 정부의 ‘운영체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 가장 깊은 권력은 방아쇠가 아니라 그 방아쇠가 보는 ‘화면’에 있다. 팔란티어는 전쟁의 화면을 장악했다.
Closing
팔란티어의 곡선은 한화·라인메탈과 같은 ‘전쟁 특수’지만, 파는 게 강철이 아니라 데이터다. 오래 의심받던 적자 회사를 전장의 왕으로 만든 건 더 나은 무기가 아니라 — 전쟁의 방식이 바뀌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변화를 먼저 코드로 옮긴 베팅. 다만 질문은 남는다. AI가 표적을 정하는 전쟁에서,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