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MAP · BIZ 101 · 8/10 창업과 기업가정신

아이디어는
사업이 아니다

좋은 생각과 되는 사업 사이에는 숫자 세 개가 있다. 한 개 팔면 남나, 손님 한 명 데려오는 값이 그 손님이 주는 값보다 작나,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남들은 어떻게 됐나. 이 단원은 그 세 개를 직접 계산한다.

칠판 1 · 한 개 팔면 남나

가장 먼저 재는 것은 매출이 아니라 한 개당 남는 돈이다. 받은 값에서 그 하나를 만들려고 그때 새로 쓴 돈을 빼면 공헌이익이 나온다. 고정비를 이 공헌이익으로 나누면 몇 개 팔아야 본전인지가 나온다.

받는 값12,000 새로 쓰는 돈7,000 = 한 개당 남는 돈5,000

고정비는 하나를 더 팔아도 안 늘어나는 돈이다(월세, 기본요금, 구독료). 새로 쓰는 돈은 하나마다 따라 붙는 돈이다(재료, 포장, 배송, 결제 수수료). ★결제 수수료를 빼놓는 것이 가장 흔한 누락이다. 카드·배달앱을 거치면 받는 값의 일부가 그 자리에서 빠진다.

칠판 2 · “규모가 커지면 해결된다”는 언제 참인가

적자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다. 참일 때도 있고 거짓일 때도 있는데, 갈리는 지점이 하나다. 수량이 늘 때 한 개당 원가가 실제로 내려가는가. 내려가는 이유를 댈 수 있으면 계획이고, 못 대면 소망이다.

아래는 받는 값 12,000원인데 한 개당 13,000원이 드는 상태에서 출발한다. 지금은 개당 1,000원 적자다.

원가가 내려가는 이유는 실재한다. 많이 사면 재료를 싸게 받고, 손이 익어 시간이 줄고, 기계 한 대로 더 많이 만든다. 다만 그건 왜 내려가는지 말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0%로 두면 수량을 500배로 늘려도 개당 적자가 그대로 남는다. 손실만 500배가 된다.

칠판 3 · 손님 한 명 데려오는 값 vs 그 손님이 주는 값

한 개당 남아도 망하는 경우가 있다. 손님을 데려오는 데 드는 돈이 그 손님이 평생 주는 돈보다 크면 그렇다. 광고비를 그 기간에 온 손님 수로 나누면 한 명 데려오는 값이고, 한 달에 남기는 돈을 이탈률로 나누면 그 손님이 주는 값이다.

데려오는 값30,000원한 번 쓰는 돈
vs
그 손님이 주는 값100,000원평균 20.0개월 머문다

회수 개월은 이탈률과 무관하게 같다. 데려오는 값을 한 달에 남기는 돈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섯 달이면 본전”이라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손님이 평균 다섯 달만 머문다면 여섯 달 회수는 애초에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문장이 조건에 따라 참과 거짓으로 갈리는 자리다.

칠판 4 · 그 자리에서 남들은 어떻게 됐나

마지막은 내 계산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이다. 가맹본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2024년 기록으로, 가맹점 316,475곳 가운데 그 해 59,775곳이 새로 열고 32,131곳이 문을 닫았다. 가맹 100곳당으로 옮기면 18.9곳 개점, 10.2곳 문 닫음이다.

확인한 것 하나. 32개 업종에서 문 닫는 수와 새로 여는 수는 서로를 예측하지 못한다 (상관계수 0.005, 사실상 관계 없음). 많이 열리는 업종이라서 안전한 것도 아니고, 많이 닫히는 업종이라서 아무도 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두 숫자를 따로 봐야 하고, 조합이 네 가지 이야기를 만든다.
늘고 있다8업종

새로 여는 곳은 많고 문 닫는 곳은 적다. 판이 열리는 중이다.

기타 서비스 개점 34.7 닫음 4.9
커피 개점 17.4 닫음 8.7
운송 개점 43.8 닫음 4.2
기타 교육 개점 17.7 닫음 10.1
스포츠 관련 개점 13.6 닫음 2.7
들락날락8업종

여는 것도 닫는 것도 많다. 남이 나간 자리에 내가 들어가는 구조다.

한식 개점 29.4 닫음 16.8
기타 외식 개점 20.9 닫음 18.8
교육 (교과) 개점 17.9 닫음 22.9
기타도소매 개점 16.2 닫음 10.7
주점 개점 19.4 닫음 10.7
빠져나간다8업종

문 닫는 곳은 많은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 사람들이 발을 뺀 곳이다.

치킨 개점 12 닫음 10.6
교육 (외국어) 개점 12.5 닫음 12.3
분식 개점 12.6 닫음 17.5
피자 개점 12 닫음 11.7
제과제빵 개점 13.3 닫음 11.6
조용하다8업종

여는 것도 닫는 것도 적다. 자리 변화가 느리다.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고 느리다는 뜻이다.

편의점 개점 11.2 닫음 7.2
자동차 관련 개점 4.1 닫음 7.1
패스트푸드 개점 11.8 닫음 5.3
약국 개점 3.2 닫음 3.7
세탁 개점 9.2 닫음 5

숫자는 가맹 100곳당 몇 곳이다. 비율(%)이 아니다. 개점·문 닫음은 그 해에 벌어진 수이고 가맹점수는 연말에 남은 수여서, 나눈 값이 100을 넘을 수도 있다. 표본은 가맹점 30곳 이상 브랜드 1,572개이며 본사가 신고한 값 그대로다. 업종 전체의 흐름이지 특정 브랜드나 특정 가게의 운명이 아니다. 브랜드별 기록 →

판별하는 순서

1
한 개 팔면 남나

여기서 음수면 나머지는 볼 필요가 없다. 뒤에 무엇을 붙여도 많이 팔수록 더 죽는다.

2
손님 한 명 데려오는 값이 그 손님이 주는 값보다 작나

한 개당 남아도 여기서 뒤집히면 팔면 팔수록 광고비가 이긴다.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이 손님이 머무는 시간보다 짧아야 한다.

3
본전 수량이 실제로 팔 수 있는 양인가

하루 몇 개인지로 바꿔 본다. 자리·시간·손이 그만큼을 감당하는지는 계산이 아니라 현실이다.

4
그 자리에서 남들은 어떻게 됐나

내 계산이 남의 결과와 크게 다르면, 다른 이유를 말로 댈 수 있어야 한다. 못 대면 계산이 틀린 쪽이다.

순서를 뒤집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다

시장 크기와 성장률부터 시작하면 어떤 아이디어든 좋아 보인다. 10조원 시장의 1%는 계획이 아니다.

실전 드릴 · 10문 연속

사업 설명에서 듣게 되는 문장들이다. 계획(숫자와 조건이 있어 검증된다), 허수(숫자는 있지만 엉뚱한 것을 센다), 소망(검증할 조건이 아예 없다) 중 하나로 나눠 보자.

문항 1/10 · 맞은 개수 0

확인 퀴즈 · 3문

1. 한 개당 남는 돈이 음수다. 많이 팔면 어떻게 되나?

2. “광고비는 여섯 달이면 회수된다”는 말을 들었다. 무엇을 더 물어야 하나?

3. 어떤 업종의 문 닫는 수가 적다. 안전한 자리라는 뜻인가?

🚨 이 지식이 없는 사람을 노리는 말

“재고도 가게도 필요 없습니다. 월 500만원 버는 구조를 알려드립니다”온라인 부업·강의 판매
500만원은 매출인지 남은 돈인지부터 갈린다. 물어야 할 것: “광고비를 얼마 써서 몇 개를 팔았고, 한 개당 얼마가 남았습니까. 반품은 몇 %입니까.” 칠판 1과 3의 숫자다. 이 두 개를 못 내놓으면 파는 것은 사업 구조가 아니라 강의다.
“가맹비 없이 시작하세요. 본사가 다 해드립니다”가맹 모집
가맹 계약에는 정보공개서를 미리 받아 볼 권리가 있다(가맹사업법). 여기에 가맹점 평균 매출, 그 해 새로 연 수와 문 닫은 수가 들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서도 등록 여부와 정보공개서를 확인할 수 있다. 계약을 서두르게 하는 것 자체가 신호다. 서류를 받아 볼 시간을 안 주는 쪽이 급한 이유가 있다.
“이 시장이 10조원입니다. 1%만 가져와도 1,000억입니다”투자 유치·동업 제안
시장 크기는 누구의 매출도 아니다. 물어야 할 것: “지금 손님이 몇 명이고, 한 명 데려오는 데 얼마 썼습니까.” 큰 숫자로 시작하는 설명은 대개 작은 숫자를 감추기 위한 순서다.

✦ 단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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