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분모를
말해야 말이 된다
이 단원의 숫자는 하나도 만들어 넣지 않았다. 전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2024년 가맹 기록이다. 같은 기록에서 재는 방식만 바꾸면 결론이 어디까지 갈라지는지 직접 보는 것이 목표다.
칠판 1 · 같은 사실에서 나오는 네 개의 숫자
2024년에 문 닫은 가맹점은 32,131곳, 새로 연 곳은 59,775곳, 연말에 남은 곳은 316,475곳이다. 이 세 숫자는 고정이다. 그런데 무엇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폐업률”이라 불리는 값이 이렇게 달라진다.
네 값 모두 계산이 맞다. 틀린 것은 없고,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폐업률 10%”라는 말만으로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누가 이 숫자를 내밀면 물어야 할 것은 하나다. “무엇으로 나눈 값입니까.” ★연초 수는 공개 자료에 없어서 잔존 − 개점 + 닫음으로 되짚은 값이다.
칠판 2 · 평균 하나가 감추는 폭
위에서 고른 “남은 100곳당 10.2곳”이 가장 흔히 쓰이는 값이다. 이 하나를 업종별로 펼치면 이렇게 생겼다.
평균은 대표값이지 누군가의 실제 값이 아니다. 내 가게도, 내가 보려는 업종도 평균이 아니다. 평균을 받았을 때 이어서 물어야 할 것은 “가장 나쁜 쪽은 얼마입니까”와 “쪼개면 어떻게 갈립니까”다. 이 순서를 지키면 위 그림처럼 숨어 있던 폭이 드러난다.
칠판 3 · 두 숫자가 정말 같이 움직이나
“A가 높으면 B도 높다”는 말은 재 볼 수 있다. 두 숫자를 점으로 찍어 보고, 얼마나 한 줄로 모이는지를 −1에서 +1 사이의 한 값으로 요약한 것이 상관계수다. 0에 가까우면 직선 관계가 안 보이고, 1이나 −1에 가까우면 한 줄에 가깝다. 아래 다섯 쌍은 모두 같은 32개 업종을 쓴 실측이다.
점이 아무 모양도 안 만든다. 문 닫는 수를 알아도 새로 여는 수를 못 맞힌다. 두 숫자를 하나로 합쳐 "위험한 업종"이라 부를 수 없다는 뜻이다.
큰 업종이 더 안전하지도, 더 위험하지도 않다. "큰 시장이니까 낫다"는 말이 이 데이터에서는 지지를 못 받는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위로 올라가는 기울기가 보인다. 새로 많이 열리는 업종이 실제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점들이 선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예측에 쓸 정도는 아니다.
브랜드가 많은 업종이 가맹점도 많다. 당연해 보이지만 이것도 확인해야 아는 것이고, 완벽한 직선은 아니다.
희미한 오른쪽 위 기울기가 있다. 브랜드가 많은 업종에서 문 닫는 수가 조금 더 많은 편이다. 다만 이 정도 세기로는 "경쟁이 많아서 닫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두 가지를 같이 기억해야 한다. 첫째,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름에 아이스크림과 물놀이 사고가 같이 늘지만 아이스크림이 원인은 아니다. 둘째, 0에 가깝다는 것은 “직선 관계가 안 보인다”는 뜻일 뿐이다. 가운데가 높고 양끝이 낮은 관계라면 0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숫자 하나만 보지 않고 점을 그려 본다.
칠판 4 · 재기 시작하면 그 숫자가 망가진다
마지막 함정은 계산이 아니라 사람이다. 어떤 숫자를 목표로 걸면 사람들은 그 숫자를 올리는 방법을 찾는데, 그중에는 일을 더 잘하지 않고 숫자만 올리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하나를 잴 때는 반대쪽을 함께 재는 것이 규율이다.
규율은 짧다. 지표는 혼자 두지 않는다. 속도를 재면 품질을 같이 재고, 수를 재면 남는 비율을 같이 잰다. 짝이 없는 목표는 반드시 한쪽으로 새고, 새는 방향은 재지 않는 쪽이다.
실전 드릴 · 10문 연속
실제로 듣게 되는 숫자들이다. 각각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을 골라 보자. 분모(무엇으로 나눴나) · 분포(평균 말고 갈라진 모습은) · 표본(누구를 언제 몇 명 셌나) 중 하나다.
확인 퀴즈 · 3문
1. 같은 기록에서 폐업률이 9.2도 되고 53.8도 됐다. 왜인가?
2. 상관계수가 0에 가깝다. 두 숫자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인가?
3. 콜센터에서 통화 처리 건수를 목표로 걸었다. 무엇을 같이 재야 하나?
🚨 이 지식이 없는 사람을 노리는 말
✦ 단원 정리
- 같은 사실에서 분모만 바꿔도 9.2부터 53.8까지 나온다. 분모 없는 숫자는 말이 아니다.
- 평균은 누군가의 실제 값이 아니다. 이어서 물을 것은 가장 나쁜 쪽과 쪼갠 모습이다.
- 같이 움직인다는 것은 원인이라는 뜻이 아니고, 0에 가깝다는 것은 직선 관계가 안 보인다는 뜻일 뿐이다.
- 지표를 목표로 걸면 그 지표가 망가진다. 짝지표를 같이 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