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는
착함이 아니다
이 단원은 좋은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에는 금지된 것, 해도 되지만 밝혀야 하는 것, 그냥 해도 되는 것이 있고 그 선이 어디인지는 배워야 아는 것이다. 선을 모르고 넘은 기록이 공적으로 남아 있다.
칠판 1 · 실제로 기록된 것들
아래는 공정거래위원회 의결, 법원 판결, 각 부처 처분처럼 공적으로 남은 기록만 모은 장부에서 유형별로 센 것이다. 2004년부터 2026년까지 113건이고, 가장 많은 유형은 담합(34건)이다.
금액 합계는 금액이 명시된 83건만 더한 값이다(7조116억). 형량이나 인원은 돈이 아니라서 더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합계는 성격이 다른 돈들의 단순 합이다. 과징금, 벌금, 횡령액, 배상액은 서로 다른 개념이고 누가 누구에게 내는 돈인지도 다르다. 하나로 합친 숫자를 그대로 “피해액”이라 부르면 틀린다. ★먹튀은 이 장부에 0건인데, 없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장부가 원본이라 중복해 싣지 않은 것이다. 건별 기록 보기 →
칠판 2 ·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때
같은 113건이라도 어디까지 진행된 기록인지가 다르다. 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아직 다투는 중인 일을 “했다”고 말하게 되고, 그건 그 자체로 사실이 아닌 말이 된다. 기자가 “혐의”, “제재”, “확정”을 다르게 쓰는 이유다.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재판이 끝났다.
“1심에서 유죄가 나왔다”까지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법원이 배상을 명했다”까지다. 형사 유죄와 다른 판단이다.
“기관이 제재했다”까지다. 회사가 불복해 소송 중일 수 있다.
기록을 낸 기관도 세어 두면 어디를 찾아봐야 하는지 알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57건 · 대법원 27건 · 서울고등법원 8건 · 금융위원회 4건 · 방송통신위원회 3건 · 미국 3건. 회사 이름을 검색하는 것보다 기관 이름으로 찾는 것이 빠르고 정확하다.
칠판 3 · 나쁜 사람이 아니라 짝 없는 목표
9단원에서 지표를 목표로 걸면 그 지표가 망가진다고 했다. 그 망가짐이 끝까지 가면 기록이 된다. 위 장부의 유형들은 대개 짝지표 없이 걸린 목표에서 출발한다. 사람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재지 않는 쪽으로 새는 것이다.
그래서 윤리는 착한 마음이 아니라 설계다. 목표를 걸 때 짝지표를 같이 걸고, 결정을 문서로 남기고, 한 사람이 혼자 승인하지 못하게 나눈다. 이 세 가지가 있으면 나쁜 사람이 있어도 잘 안 되고, 없으면 좋은 사람도 밀린다.
칠판 4 · 해도 되나, 세 가지 질문
법을 다 외울 수는 없다. 대신 걸리는 것은 대개 셋 중 하나에 해당한다. 판단이 어려울 때 순서대로 물어 보면 된다.
덤 · “친환경”을 재는 법
지속가능성은 대개 숫자로 온다. “탄소 40% 감축”처럼. 9단원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쓰면 된다. 분모를 묻는 것이다.
가장 많이 배출한 해를 기준으로 잡으면 줄인 폭이 커 보인다. 기준연도를 안 밝히면 비교가 불가능하다.
직접 태운 것만 세는지, 사 온 전기까지 세는지, 협력사와 제품 사용까지 세는지에 따라 값이 몇 배로 달라진다.
매출이 늘면 매출당 배출은 줄어도 전체 배출은 늘 수 있다. 둘 다 사실이고 서로 다른 이야기다.
이 셋을 안 밝히고 큰 숫자만 말하면 줄인 것이 아니라 잘 세는 방법을 찾은 것일 수 있다. 거짓말이 아니어도 그렇다. 그래서 물어야 할 것은 “정말입니까”가 아니라 “무엇 대비, 어디까지, 총량입니까”다.
실전 드릴 · 10문 연속
회사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상황들이다. 금지(법이 못 하게 한다), 밝히면 가능(절차·공시를 지키면 된다), 자유(그냥 해도 된다) 중 하나를 골라 보자. 선이 “좋은 마음”에 있지 않다는 것이 이 드릴의 요점이다.
확인 퀴즈 · 3문
1. 어떤 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유죄”라고 말해도 되나?
2. “금지하는 규칙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3. “2018년 대비 탄소 40% 감축”이라는 발표를 봤다. 먼저 물을 것은?
🚨 이 지식이 없는 사람을 노리는 말
✦ 단원 정리
- 윤리는 착함이 아니라 금지 · 밝히면 가능 · 자유를 가르는 선이다. 선은 배워야 안다.
- 기록에는 단계가 있다. 유죄 확정은 113건 중 33건(29%)이고, 나머지를 단정하면 틀린다.
- 비행은 나쁜 사람보다 짝지표 없는 목표에서 나온다. 그래서 윤리는 설계의 문제다.
- 친환경 숫자는 기준연도 · 범위 · 총량 세 가지를 물으면 크기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