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은 787을 두고 “기체 무게의 약 50%가 복합재”라고 적습니다. 동체와 날개가 알루미늄이 아니라 탄소섬유를 굳힌 것이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강하길래 그러는지, 법이 정해 놓은 자로 직접 재 봅니다.
★섬유 그대로는 실 한 올의 값이라 실제 부품보다 후하게 나옵니다. 판때기로를 누르면 수지를 섞은 진짜 부품에 가까운 값이 됩니다 — 그래도 알루미늄을 크게 앞섭니다.
재료를 견줄 때 흔히 ‘가볍고 강하다’고 말하는데, 그건 재는 방법을 안 정한 말입니다. 그런데 미국 수출통제 목록이 그 방법을 문장으로 못 박아 두었습니다 — “영률(파스칼)을 비중량(N/m³)으로 나눈 값”. 나누면 단위가 미터가 됩니다.
왜 미터냐면, 이 값이 자기 무게로 끊어질 때까지 늘어뜨릴 수 있는 길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목록이 비강성 10.15×10⁶ m, 비강도 17.7×10⁴ m를 넘으면 전략물자로 다룬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위 화면의 붉은 점선이 그 선입니다.
손잡이를 돌려 보세요. 알루미늄은 문턱 근처에도 못 갑니다. 반대로 골프채·낚싯대에 쓰는 T700S조차 두 문턱을 다 넘습니다 — 법이 보기에는 그것도 이미 전략물자 선 위입니다. (다만 목록은 스포츠용품·자동차·공작기계·의료용을 따로 빼 줍니다.)
그럼 이 물건은 왜 비싸고, 왜 아무나 못 만드나 — 원가를 공정별로 갈라 보면 답이 한 칸에 몰려 있습니다.
↓ 이 그림이 말하는 것
출처 · 원가 분해 = 미국 에너지부 수소프로그램 2023 연차검토,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
생산능력·점유율·거점 = 도레이 IR Day(2026-06-09) 탄소섬유 사업 발표자료 ·
세그먼트 숫자 = 도레이 2026년 3월기 결산자료 세그먼트 주석 ·
효성첨단소재 = 사업보고서 · 물성 = 도레이 제품 데이터시트,
알루미늄 = MIL-HDBK-5H · 문턱값 = 미국 수출관리규정 ECCN 1A002.b.1.
★비중(%)은 인쇄된 값끼리 나눈 것입니다.
★문턱값은 복합재 구조·적층판 조문(1A002.b.1)의 것입니다.
섬유 자체를 다루는 조문은 번호가 다르니 여기 숫자를 다른 조문에 옮겨 쓰면 안 됩니다.
탄소섬유는 실이 늘어선 방향으로만 셉니다. 옆으로는 약합니다. 그래서 여러 층을 각도를 돌려 가며 겹칩니다 — 아래에서 그 각도가 층마다 바뀌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서 부품마다 적층 순서가 다릅니다 — 어느 방향으로 힘을 받느냐에 맞춰 설계합니다. 금속처럼 “재료 하나”가 아니라 쌓는 방법까지가 재료인 것이 이 물건의 특징입니다.
실 굵기와 층 수는 보이기 위해 과장했습니다. 실제 프리프레그는 훨씬 얇습니다.
위 판은 제가 계산해서 그린 비교표입니다. 이 글이 “검은 실”이라고 부르는 그 물건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라이선스가 확인되는 사진으로 짚습니다.
왼쪽에서 오는 검고 납작한 띠가 토우(tow), 즉 탄소섬유 다발입니다. 오른쪽 끝은 일부러 풀어 놓은 것인데, 거기서 보이듯 그 띠 하나가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 수천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래 자의 눈금이 센티미터라, 묶여 있을 때의 굵기가 고작 몇 밀리미터라는 게 눈으로 잡힙니다.
이 글의 요점이 여기서 보입니다 — 강한 건 덩어리가 아니라 결입니다. 실이 늘어선 방향으로는 강철을 이기지만, 그 방향을 벗어나면 그냥 실입니다. 그래서 위 표의 단방향 값은 결을 따라 잰 것이고, 실제 부품은 방향을 바꿔 겹겹이 쌓아 만듭니다.
기준일을 100으로 놓고 그린 선입니다. 통화가 서로 달라 지수로 겹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