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 상장 시장을 집어삼킨 'SPAC', 3년 만에 정점 대비 95% 증발
빈 껍데기 회사로 먼저 상장한 뒤 합병하는 SPAC 붐. 2021년 미국 IPO의 절반을 넘겼다가, 2년 만에 급쇠퇴했다.
왜 떴나
2020년, 코로나 부양책과 제로 금리가 갈 곳 없는 돈을 시장으로 밀어냈다. SPAC은 그 돈의 통로였다. 빈 껍데기 회사를 먼저 상장시킨 뒤 합병 대상을 찾는 구조라, 전통 IPO보다 빠르고 절차가 가벼웠으며 미래 실적을 비교적 자유롭게 약속할 수 있었다. 유명 인사와 스타 투자자들이 후원자로 이름을 올리며 "검증됐다"는 신호를 줬고, 개인 투자자들은 차세대 대박 종목을 찾아 몰려들었다. 결과는 숫자에 그대로 찍혔다 — 2021년 미국에서 상장한 IPO 1,035건 중 약 59%(614건)가 SPAC이었다. 백 년 넘은 전통 상장이 한 해 동안 신흥 금융 유행에 수적으로 밀린 셈이다.
왜 무너졌나
열기는 금리와 함께 식었다. 2022년 금리 인상이 투기 자금을 빨아들이자 빈 껍데기를 떠받치던 동력이 사라졌고, 합병을 마친 회사 상당수가 약속한 실적을 내지 못하며 주가가 무너졌다. 규제 당국은 SPAC의 장밋빛 전망에 전통 IPO 수준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환매였다. 투자자들이 합병 전에 원금 회수를 택하자, 정작 합병에 쓸 돈이 빠져나간 껍데기들이 줄줄이 무산됐다. 정점 614건은 2023년 31건으로, 2년 만에 약 95%가 증발했다. 다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 2025년 144건으로 일부 되살아나며, 거품이 빠진 자리에 더 작은 시장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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